Yehee Lee
이예희
나의 작업의 주제는 ‘양면성’이다. 삶과 죽음, 성장과 고통 같은 양가 가치의 공존에 관심이 있었다. 자라나는 식물, 운동하는 사람, 하늘로 올라가는 도시의 풍경 등 다양하지만 조금은 무거운 소재를 통해 이를 표현해왔다. 더불어 그림의 확장을 고민하며 좌우가 바뀔 수 있는 두폭화를 그리거나, 그림을 거울과 함께 설치하는 시도들이 있었다. (www.leeyehee.com)
근래에는 작업보다는 미술을 가르치며 주어진 삶을 영위했다. 반드시 해야 할 것 같은 작업에서 조금 멀어져 그 가치를 재고하고 미술을 관조하는 시간이었다. 한편 순수하고 맑은 학생들과 그들을 닮은 그림을 만나는 일은 매우 즐거울 뿐 아니라 잊고 있던 감수성과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언젠가 나와 그림만 있는 방으로 돌아갈 때를 위해 내공을 쌓는 기회가 되는 듯 하다.
다시 작업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물을 때, 거대 담론보다는 부담 없이 일상에서 마주한 풍경들에 눈길이 갔다. 런던에 있을 때 만난 도시의 이미지, 한국에서 운전하면서 지나치는 풍경, 소소한 취미활동이나 여행 중에 만나는 평범한 장면을 각색하고,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무지개의 모양 또는 색을 더하였다.
무지개는 대기 중 수증기에 의해 태양 빛이 굴절/반사/분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아닌 특별한 날, 잠시 동안 빛나니 늘 애틋하고 황홀하다. 물리적으로 다가갈 수 없기에 이상적이고,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달라 보이고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기독교에서는 대홍수 후에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린 언약의 증거라는 점에서 소망의 상징으로서 의미가 있다. 무지개는 우리의 눈이 세상을 볼 수 있게 하는 가시광선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나는 예전에 테마 색으로 그림의 주제 부분에 산호 빛 형광 핑크를 많이 사용하였는데, 다채로운 무지개로 관심을 확장하면서 더욱 감각적인 빛과 다양한 색의 사용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더 즐겁고 편안하게 그려나갈 수 있어 긍정적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친 일상에 작업을 통해 희망의 무지개를 띄우고 싶다. 일상적 그림에 함께하는 환상적인 무지개가 고단한 우리 삶을 격려하고 치유해주기를 바란다.
Biography
학력
2015 Chelsea College of Arts, MA Fine Art, London, 졸업
2009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전공, 졸업
2007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판화(미술사 복수)전공, 졸업
개인전
2019 ‘내가 만난 색’, 보드레안다미로 갤러리 카페, 서울
2017 ‘경계, 경계하기’, 갤러리 팔레드서울, 서울
2012 ‘핑크빛 현재’, 갤러리 AG, 서울
2011 ‘불완전한 세계’, 갤러리 그림손, 서울
‘성장통의 알레고리’, 가든5 9F홀, 서울
주요 단체전
2021 'Fiction Nonfiction’, 이안아트 스페이스, 서울
2018 'The Next Big Movement', 키미갤러리, 서울
‘제 26회 기독교미술대전’, 밀알미술관, 서울
‘아미의 작가들’ 아미미술관, 당진
2017 ‘Hexagon: 거짓 포장된 사회, 현실 마주하기’ 조선대학교 미술관, 광주
‘붓질: Brush Strokes’, 갤러리 팔레드서울, 서울
‘2017 STEP-UP: 몰입_Flow, 리나갤러리, 서울
2016 ‘여름생색’ 공아트스페이스, 서울
‘또 다른 시간의 모호함’, 키미아트, 서울
‘15☓15: A Moment to Remember’, 스페이스 BM, 서울
2015 ‘MA Post-graduate Summer Show 2015’, 첼시컬리지, 런던
‘Office Session 4’, 40 Beak Street, 런던
외 다수
레지던시
2012-2013 금호 창작스튜디오 8기 입주작가
기타
2016 제5회 가송예술상 입선
2012 (주)안국약품 신진작가 선정
2011 서울메트로 미술대전 특선
2011 서울문화재단 문화숲 프로젝트 신인발굴전 선정
2011 SeMA Young Artist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