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os Angeles
Albert Kyu-Hyun Choi solo exhibition
2022.04.28 - 2022.05.15
4년 전 L.A.로 가서 살게 되었다. 어렸을 때 한 번 가 본 적이 있지만 영 기억이 나지 않아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몰랐다. 한국에서 봤던 산이 그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장엄한 산들이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대도시가 갖는 북적거리고 촘촘히 모여 있는 느낌보다는 광활한 대지에 넓게 펼쳐져 있는 건물과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L.A.에서 내가 살았던 동네는 몬테치노 하이츠(Montecito Heights)였는데 L.A.에서 25년 산 사람도 잘 모르는 곳이었다. 산속에 한적하게 자리 잡은 이 동네는 도시 느낌이 전혀 안 나고 새소리가 많이 들렸다. 대부분의 L.A. 날씨는 강렬한 햇빛과 시원하게 푸른 하늘이 펼쳐졌는데 그것이 무척 신기했다. 서울에서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아니고선 생각하지도 못하는 날씨의 연속이었다.
밝은 햇빛은 모든 사물과 생명체에 진한 그림자가 지게 하면서 입체감과 생동감이 더 해진다. 이 때 풍경화를 그리는 것이 제일 짜릿하다. 그래서 나는 일 안하는 날에 햇빛이 좋으면 새로운 동네나 장소를 찾아서 그림을 그렸다. 앤젤레스국립수목원(Angeles National Forest)의 드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 실버 레이크(Silver Lake), 파사데나(Pasadena), 그리고 클레어몬트(Claremont)의 주택가, 우기 때면 찬란한 형광 녹색으로 변하는 치노 힐스(Chino Hills), 늘 멋진 노을을 자랑하는 베니스 비치(Venice Beach)가 나의 그림이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지역에서 iPad으로 그렸던 그림들 중 일부를 소개한다. 현장에서는 그 생동감을 최대한 담았고, 그 날 본 색깔들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그 후에 지속적으로 보정작업을 했다. 많은 경우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야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하여 그림들을 동판화지에 출력하였다. 잉크가 동판화지에 묻혀질 때 거친 단면 때문에 색깔이 살짝 뜨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은 색을 직접 붓으로 칠한 느낌을 준다. L.A.에서 내가 경험한 강렬한 햇빛의 감동이 이 그림들 속에서 전해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