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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 Yubin

구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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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우연히 핸드폰 속 갤러리를 보다 보면 몇 년 전 가족, 친구들, 그리고 혼자 보냈던 날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때 당시 누군가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줬거나, 친구와 술을 마시며 허심탄회하게 깊은 고민을 나눴거나 같이 여행을 갔던 등의 기록된 순간들이 저장 되어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당시 오고 갔던 대화, 감정이 공유된 순간들은 어느새 기억 속에 점차 사라지고 단순히 사진 한 장 남게 된다. 그때의 일들은 가물가물해지면서 그때의 감정과 순간들은 증발되어버리고 만다. 시간이 지나고 훗날 사진첩을 정리하다 발견한 사진들을 통해 우리는 그 때 그랬었지 하며 추억을 회상하곤 한다. 그날의 사건, 대화들은 자세하게 글로 남아 있지 않기에 멋대로 다른 날의 경험과 또는 어디서 보고 들은 것과 짜깁기 된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그 사진에는 그 순간 제일 인상 깊었던 분위기와 감정이 남아있을 뿐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이 오감을 건드리며 마르셀을 기억 너머의 시공간으로 이동시켰듯이 본인은 삶에 녹아 있는 감각 체험들을 재조명하는 이미지들에 주목한다. 그 감각은 작품에서 플래쉬 터지는 순간처럼 포착된다. 플래쉬로 인해 표현되는 번쩍임으로 인해 그림 속 형상들을 보면 우리가 잊었던 기억들이 번쩍 떠오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정확하지 않다. 순간적인 감정만 있을 뿐. 본인은 그러한 순간적인 모습을 사물의 형태나 윤곽을 모호하게 만들며 일렁이는 장면처럼 표현하고 일상 속 사물에서 비롯되는 추억을 공유함으로써 관객 또한 유사한 감정들을 환기하게 하고자 한다.

Biography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 전공 재학



개인전

2022 남은시간, ChoiContemporaryArt, 서울

그룹전

2021 TELEPORT no. 37N126E,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이 작품을 주목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고전과 접속하기_ 표류, 산울림 소극장, 서울

        異世界 - 理世界, Connecting to the World, 이대 서울병원, 서울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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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간
Koo Yubin 
2022.03.10 -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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